지난주에 제 생일을 맞이했습니다. 가족들과 성도님들이 보내주신 따뜻한 축하 메시지, 그리고 두 아들이 건네준 책 선물 덕분에 “매일이 생일이면 좋겠다”는 행복한 상상도 해보았습니다. 서재 한구석에 놓인 선물을 바라보며, 내가 과연 이토록 넘치는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인가 싶어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생일은 우리가 세상에 온 날이자, 세상이 우리를 선물로 받은 날입니다. 마크 트웨인은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이틀은 당신이 태어난 날과 그 이유를 알아내는 날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생일에는 나이를 세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습니다. 내가 태어난 이유를 묻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왜 나를 이 땅에 보내셨는지, 남은 날들을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를 다시 생각하는 것입니다. 저를 이 땅에 보내주신 하나님의 은혜를 찬양하며, 오늘이 있기까지 곁에서 기도와 사랑으로 함께해 주신 가족들과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성경은 우리 생명이 결코 우연이 아니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은 예레미야에게 “내가 너를 모태에 짓기 전에 너를 알았고”(렘 1:5)라고 하셨습니다. 거센 파도 같은 일상 속에서 때로는 내 존재가 초라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우리는 세상에 우연히 던져진 존재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세밀한 계획 가운데 보냄 받은 자들입니다. 세상은 외모와 능력, 성취로 사람을 평가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의 존재 자체를 귀하게 여기십니다. 그렇기에 시편 기자는 “우리에게 우리 날 계수함을 가르치사 지혜로운 마음을 얻게 하소서”(시 90:12)라고 기도했습니다. 생일은 지나온 날을 감사하는 동시에, 남은 날을 어떻게 살아갈지 결단하는 날입니다.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날들을 어떻게 살아내느냐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우리 교회가 열일곱 번째 생일을 맞이하는 복된 날입니다. 열일곱 해라는 세월은 결코 짧지 않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로 시작한 교회가 어느덧 열일곱 살의 청년으로 자랐습니다. 돌이켜보면 기쁨의 날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눈물로 밤을 지새우며 무릎 꿇었던 순간도 있었습니다. 크고 작은 어려움과 격랑을 지나야 했던 아픔도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 교회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에벤에셀 하나님의 신실하신 손길 때문입니다. 예수님은 “내가 내 교회를 세우리니 음부의 권세가 이기지 못하리라”(마 16:18)고 약속하셨습니다. 교회를 세우시고 지난 17년 동안 걸음을 인도하신 분은 오직 주님이십니다. 사람의 능력이 아닌 전적인 은혜로 달려온 17년의 시간을 하나님께 올려드립니다. 한결같은 헌신과 기도로 교회를 섬기신 성도님들께 마음 깊은 존경과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를 이곳에 세우신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지난 17년 동안 우리는 하나님이 주신 ‘예수님의 제자가 되고 제자를 삼는 교회’의 비전을 품고 달려왔습니다. 17주년은 지나온 시간을 자랑하는 이정표가 아니라, 다시 사명을 향해 출발하는 새로운 출발선입니다. 이제 우리가 받은 은혜를 교회 담장 밖으로 힘차게 흘려보낼 때입니다. 이민의 삶이 주는 고단함과 영적인 갈증으로 메마른 이 LA 땅에서, 잃어버린 영혼을 찾아가고 다음 세대를 세우며 그리스도의 사랑을 나누어야 합니다. 우리의 작은 헌신과 순종을 통해 한 영혼이 살아나고 한 가정이 회복되며, 우리 교회가 서 있는 이 LA 땅 구석구석에 푸르고 푸른 예수 그리스도의 계절이 임하기를 소망합니다. 지난 17년 동안 한결같이 함께해 주신 사랑하는 성도님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리며, 우리 교회를 여기까지 인도하신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To God be all the gl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