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예수님이 예루살렘에 입성하신 것을 기념하는 ‘종려 주일’(Palm Sunday)입니다. 예수님은 군마가 아닌 나귀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셨습니다. 군중들은 예수님을 향해 겉옷을 길에 펴고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호산나’를 외쳤습니다. 호산나는 ‘우리를 구원하소서’라는 뜻입니다. 종려 주일 다음날부터 예수님의 부활 직전까지를 ‘수난 주간, 고난 주간’(the Passion Week)이라고 부릅니다. 이 한 주간은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 아닙니다. 어떤 이들은 이 기간을‘역사상 가장 긴 한 주간’ 또는 ‘세상을 바꾼 한 주간’이라고 부릅니다. 그만큼 인류 역사 전체를 뒤흔든 결정적인 시간입니다. 그러므로 고난 주간은 우리 신앙이 다시 정렬되어야 할 시간입니다. 이 한 주간 동안 예수님의 고난과 사랑을 깊이 묵상하며 다시 십자가 앞에 서시기 바랍니다. 예수님께 더욱 집중하는 가운데, 그 십자가 은혜와 사랑에 사로잡히는 시간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예수님의 십자가는 처참했습니다. 당시 로마 제국의 십자가형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잔인한 형벌이었습니다. 살을 찢는 채찍질에는 짐승의 뼈와 쇳조각이 박혀있었고, 인격을 짓밟는 모욕과 수치가 뒤따랐습니다. 타는 듯한 목마름과 뼛속까지 파고드는 고통 속에서 사람은 서서히 죽어갔습니다. 십자가형은 단순한 사형이 아니라 고통과 수치를 극대화한 처형 방식이었습니다. 그래서 로마는 노예나 식민지 반란자와 같은 최하층 사람들에게만 이 형벌을 적용했습니다. 로마 시민에게는 절대 허락되지 않았습니다. 너무도 잔인하고 참혹했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십자가는 모든 사람이 피하고 싶어 하는 형벌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십자가에 예수님이 매달리셨습니다. 우리를 대신하여 우리 죄를 짊어지고, 그 고통을 온몸으로 감당하셨습니다. 십자가는 단순한 처형 도구가 아닌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사랑이 드러난 자리입니다.
우리가 십자가를 바라볼 때마다 감사와 감격이 밀려오는 이유가 있습니다. 십자가를 통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크신 사랑을 확인하기 때문입니다. 십자가는 영원 전부터 하나님이 계획하신 방법이었습니다. 십자가 이외에 우리를 구원할 다른 길은 없었습니다. 만약 다른 길이 있었다면 하나님은 그 길을 선택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독생자를 내어주시는 길을 택하셨습니다. 그 계획대로 예수님은 우리 죄를 짊어지고 십자가에 못 박혀 하나님의 저주를 받아 돌아가셨습니다. 예수님이 짊어지신 우리 죄는 그만큼 크고 무거운 죄였습니다. 예수님은 우리 죗값을 온몸으로 감당하셨습니다. 십자가는 하나님이 우리를 절대 포기하지 않으셨다는 가장 분명한 증거입니다. 나를 위해 희생하신 그분의 크신 희생에 깊이 감사하며 보답하는 마음으로 살기를 바랍니다.
고난 주간은 예수님의 사랑을 깊이 바라보는 시간입니다. 이 한 주간 동안 우리는 성찬식, 특별새벽기도회, 성금요 예배 등을 갖습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고난에 온몸으로 동참하기 위해서입니다. 성찬을 통해, 더욱 예수님과 더욱 깊은 연합을 이루시기를 바랍니다. 기도를 통해 예수님과 동행하는 삶을 회복하시길 바랍니다. 특별히 내일부터 시작되는 특별 새벽기도에 가능한 한 함께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새벽의 고요한 시간 속에서 십자가를 깊이 묵상하며 예수님께 더욱 시선을 집중하시길 바랍니다. 십자가를 묵상할수록 우리의 감사는 깊어지고, 주님의 사랑은 더욱 선명해집니다. 예수님과 동행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은혜 속에 깊이 젖어 드는 한 주간이 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