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은 붉은 불의 기운을 띈 말의 해, 적토마의 해라고도 합니다. 말은 가만히 있어도 위엄이 느껴지고, 갈기를 휘날리며 달리기 시작하면 단숨에 시선을 사로잡는 존재입니다. 고대인들은 말의 질주를 보며 “인간이 꿈꾸는 속도와 힘이 눈앞에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말이 인간에게 길들여진 순간은 인류 문명사에서 가장 극적인 전환점이었습니다. 말의 가축화는 기원전 3,500년경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인간의 이동 범위는 넓어졌고, 문명의 속도는 빨라졌습니다. 말은 인간에게 다리가 되어 주었고, 인간은 그 위에 자신의 야망을 실었습니다. 성경에서도 말은 자주 등장합니다. 성경 시대에서 말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최첨단 군사 기술이었고, 권력과 힘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래서 말은 속도와 지배력, 그리고 인간의 자신감을 대변하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병오년 말의 해를 맞아 말을 통해 교훈 받기를 바랍니다.
말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속도입니다. 말은 시속 60km가 넘는 속도로 달릴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예레미야를 통해 “네가 보행자와 함께 달려도 피곤하면 어찌 말과 경주하겠느냐”(렘 12:5)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인간은 말과 속도를 겨룰 수 없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속도가 아니라 방향입니다. 말은 빠르지만, 방향을 잃으면 가장 위험한 존재가 됩니다. 우리 일상도 마찬가지입니다. 더 빨리 가고, 더 많이 이루려는 조급함 속에서 정작 어디로 가고 있는지를 잃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신앙은 남들보다 앞서가는 경쟁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정하신 길을 끝까지 걷는 순종입니다. 신앙의 여정은 조급함보다 바름을 요구합니다. 요즘 너무 숨 가쁘게 달리고 있지는 않은지, 정작 목적지를 잃어버린 채 달리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시길 바랍니다. 급하면 말도 넘어집니다.
말은 엄청난 힘을 가진 동물입니다. 그러나 그 힘이 제어되지 않으면 축복이 아니라 위협이 됩니다. 통제되지 않은 힘은 언제나 파괴적입니다. 야생마는 강하지만 위험하고, 길들여진 말은 강하면서도 유익합니다. 그래서 말에게는 반드시 재갈이 필요합니다. 재갈은 말의 힘을 억압하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그 힘을 바른 방향으로 사용하도록 이끄는 장치입니다. 야고보 기자는 “우리가 말들의 입에 재갈 물리는 것은 우리에게 순종하게 하려고 그 온 몸을 제어하는 것이라.”(약 3:3)라고 말했습니다. 작아 보이는 재갈 하나가 말의 방향을 결정하듯, 사소해 보이는 통제가 인생 전체의 방향을 좌우합니다. 재갈 없는 말이 자유가 아니라 재앙이듯, 하나님을 떠난 자율은 자유가 아닌 방종입니다. 하나님께 재갈을 맡긴 삶, 곧 하나님의 말씀과 뜻에 자신을 맡긴 삶이 가장 안전하고 자유로운 삶입니다.
말의 힘은 훈련을 통해 비로소 완성됩니다. 길들여지지 않은 말은 잠재력이 있어도 누구에게도 유익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나 훈련받은 말은 기꺼이 사람을 태우고, 무거운 짐을 나르며, 주인을 위해 헌신합니다. 사람이 강한 것은 말을 탔기 때문이 아니라, 그 말을 인도할 줄 알기 때문입니다. 말과 군대 모두, 힘의 본질은 훈련에 있습니다. 성경은 “싸울 날을 위하여 마병을 예비하거니와 이김은 여호와께 있느니라”(잠 21:31)라고 선언합니다. 준비는 우리의 몫이지만, 결과는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마병을 의지하는 대신에 하나님을 온전히 의지하시길 바랍니다. 새해에는 말씀과 기도, 절제와 순종 훈련을 통해 하나님이 주신 힘이 올바르게 사용되기를 바랍니다. 시선을 예수님께 고정하고, 적토마처럼 힘차게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모두가 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