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살 때, 집 근처에 양화진 외국인 묘지가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한국 땅끝까지 복음을 전하기 위해 자신의 청춘과 생명을 바친 선교사들이 잠들어 있습니다. 저는 시간이 날 때마다 그 묘역을 찾아가 조용히 걷곤 했습니다. 오랜 세월을 견딘 묘비들은 제 발걸음이 복음을 향하고 있는지를 묻게 했습니다. 양화진은 선교의 불씨가 타오르기 시작한 거룩한 장소였습니다. 저의 첫 번째 선교는 필리핀 단기선교였습니다. 이를 위해 직장에서 손해를 감수하며 2주간 휴가를 받았습니다. 매주 토요일 오후에 선교 훈련을 철저히 받았습니다. 사영리를 영어로 완벽하게 외우고, 전도 방법, 따갈로그어 등을 배우고 익혔습니다. 그때 받은 훈련 덕분에 지금도 영어로 복음을 전하기가 쉽습니다. 필리핀 단기선교는 제 인생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사건이었습니다. 이후 목회자로 살면서 저는 여름 휴가를 선교로 대신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넓고 도와달라고 손짓하는 영혼들이 차고 넘치기 때문입니다.
저는 목회자로 살아가지만, 제 마음 깊은 곳에 꺼지지 않는 선교의 불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구원받아야 할 영혼들이 여전히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이 발달하고, 수많은 선교사와 선교 기관들이 수고하고 있지만, 아직도 지구촌에는 복음을 한 번도 제대로 듣지 못한 사람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조슈아 프로젝트에 따르면, 전 세계 82억 인구 중 약 33%가 여전히 복음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미전도 종족입니다. 그들은 오직 우리의 도움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가지 않으면, 그들은 죄와 죽음의 두려움 속에서 방황하다 결국 영원한 멸망에 이르게됩니다. 그들을 건져내는 구조의 책임이 우리에게 있습니다. 이 일보다 더 시급한 일은 이 땅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이 이곳에 우리 교회를 세우시고, 우리를 구원하신 목적이 있습니다. 이 거룩한 책임을 감당하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입니다.
우리는 구원을 위해 부름을 받고, 세상으로 보냄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복음을 전하지 않으면 우리는 화석처럼 굳어집니다. 물이 흐를 때 맑아지듯, 복음도 흐를 때 살아납니다. 흐름이 멈추면 썩기 시작합니다. 예수님의 생명도 마찬가지입니다. 생명의 복음이 우리 심장에서 세상 끝으로 흘러갈 때, 우리는 비로소 살아있는 그리스도인이 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이 우리 속에서 약동하여 땅끝까지 흘러가기를 바랍니다. 복음의 지경이 넓을수록 축복의 지경도 넓어집니다. 복음 전도의 열정이 뜨거울수록 우리 영혼도 더욱 뜨겁게 살아납니다. 하나님은 복음이 흘러가는 곳마다 생명 역사를 일으키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없는 가슴마다 선교지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있는 가슴마다 선교사입니다. 우리 모두 예수 생명을 가슴에 품은 참된 선교사로 살기를 소원합니다.
선교는 구원받은 성도의 우선적인 사명입니다. 교회의 본질이며 존재 이유입니다. 교회는 예배하기 위해 모이지만, 선교하기 위해 흩어집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삶 전체가 선교적이어야 합니다. 선교학자 데이비드 보쉬는 “본질적으로 기독교 신앙은 선교이다. 그렇지 못하면 그것은 스스로 자신의 신앙을 부인하는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교회가 선교하지 않으면 생명력을 잃고, 결국 존재 목적을 상실하게 됩니다. 하나님이 우리 기쁨의 교회를 이곳에 세우신 이유는 분명합니다. 이 도시와 열방을 향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함입니다. 선교는 교회의 본질이며 신앙인의 특권이고 책임입니다. 선교는 선택이 아닌 필수이며, 부담이 아닌 영광입니다. 우리에게 부과된 사명(使命)이요, 때로는 목숨 바쳐 감당해야 할 순명(殉命)입니다. 2026년 선교 헌신에 모두가 참여하여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