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언제 어디서든 넘어질 수 있는 여정입니다. 하지만 넘어질 때마다 우리가 붙잡아야 할 손은 바로 하나님의 손입니다. 매주 월요일 새벽 예배 후, 저는 그리피스 파크에서 하이킹을 즐깁니다. 정해진 코스를 따라 두 시간가량 땀 흘리며 걷습니다. 제게 이 시간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것 이상입니다. 저를 온전히 하나님 앞에 내려놓는 귀한 휴식입니다. 하이킹 중에는 설교나 찬양을 들으며 마음을 새롭게 합니다. 때로는 기도로 한 주간을 하나님께 맡기기도 합니다. 하이킹 중에 만나는 사람들과는 복음을 나눌 기회를 갖기도 합니다. 요즘에는 요한복음 3장 16절 말씀이 새겨진 전도지를 나누며 짧은 만남을 복된 만남으로 바꾸려 애쓰고 있습니다. 하이킹을 마치고 주차장에서 먹는 사과 한 조각은 꿀맛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칙필레에 들러서 커피와 샌드위치를 즐기며 쇼팽의 녹턴을 듣는 시간은 소소하지만, 저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행복입니다.
하지만 지난주 월요일, 이 익숙한 루틴 속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평소보다 평지에서 속도를 높여 달린 탓에 다리가 무거웠고, 피곤한 상태로 산에 올랐습니다. 그러다 정상 가까운 내리막길에서 발을 헛디뎌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몸이 한 바퀴 구르며 떨어졌고, 정신을 차려보니 손가락에는 피가 흥건했습니다. 찢긴 옷 사이로 상처 입은 팔이 보였고, 손바닥과 무릎 등은 까져 있었습니다. 아내에게 연락하려 했지만, 스마트폰 액정이 깨져 통화조차 되지 않아 순간 두려움이 밀려왔습니다. 다행히 손수건으로 지혈하고 조심스럽게 산에서 내려와 병원으로 향할 수 있었습니다. 신속한 응급조치 덕분에 피부는 빠르게 새살이 돋아나고 있으며, 다쳤던 손가락도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게 되어 감사합니다. 염려하고 기도해주신 성도님들의 사랑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넘어짐은 저에게 중요한 교훈을 남겼습니다. 육체뿐만 아니라 영혼도 마찬가지로, 지친 마음과 몸은 넘어질 위험을 높인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또한 정상에 거의 다다랐다고 방심하는 순간 사고가 일어난다는 사실도 깊이 새겨졌습니다. 이는 인생의 성공이나 안전에 안주할 때 넘어질 위험이 크다는 의미입니다. 무엇보다 사고는 내리막길이나 익숙한 환경을 더욱 주의해야 함을 일깨워주었습니다. 사고가 난 지점은 평소에도 미끄러웠고, 되돌아보니 그동안 두세 차례 살짝 미끄러졌던 곳이었습니다. 사고 후에 등산화 밑창을 확인해보니 많이 닳아 있었습니다. 영적, 육체적, 관계적 안전장치를 수시로 돌아보고 점검해야 함을 절실히 깨닫습니다. 저는 등산화를 새것으로 주문했고, 앞으로 등산용 스틱도 꼭 챙기기로 했습니다. 넘어져 잃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우게 하신 하나님을 찬양합니다.
사고 후 뜻하지 않게 최신형 스마트폰을 갖게 되었고, 넘어짐 속에서 하나님의 보호하시는 손길을 체험했습니다.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인생은 넘어져도 축복임을 깨닫습니다. 시편 기자는 “그는 넘어지나 아주 엎드러지지 아니함은 여호와께서 그의 손으로 붙드심이로다.”(시편 37:24)라고 고백합니다. 우리가 하나님을 붙든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그 능력의 손으로 우리를 붙잡고 계십니다. 우리는 연약하여 손을 놓을지라도, 하나님은 결코 우리의 손을 놓지 않으십니다. 인생의 가장 큰 영광은 결코 넘어지지 않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넘어질 때마다 일어서는 데 있습니다. 넘어짐은 끝이 아닙니다. 넘어짐은 우리에게 다시 일어설 기회를 줍니다. 비틀거릴지라도 하나님의 손에 붙들린 사람은 반드시 일어납니다. 인생길에서 넘어질 때마다 하나님의 손을 굳게 붙잡고 다시 일어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