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그리피스 파크를 다녀왔습니다. 그리피스 파크(Griffith Park)는 우리가 사는 로스앤젤레스의 허파와 같은 곳입니다. 도심 한가운데 이렇게 큰 공원이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유익인지 모릅니다. 그리피스 파크는 4,200 에이커가 넘는 큰 규모의 종합적인 시민 쉼터 공간입니다. 캘리포니아 주에서 2번째로 큰 시립공원입니다. 그리피스 파크는 그리피스 J. 그리피스(Griffith J. Griffith)라는 부호가 부동산 개발을 위해 땅을 사들였다가 LA시에 기부함으로써 탄생되었습니다. 그는 자기 땅을 시민들의 휴식과 쉼을 위해 선뜻 LA시에 기증했습니다. 그의 선행으로 수많은 사람이 혜택을 누리고 있습니다. 한인 타운 가까운 거리에 그리피스 파크가 있다는 것이 감사의 이유입니다.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가서 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이민 생활의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어 주는 그리피스 파크로 인해 감사합니다.

 

  코로나 이후 4년 만에 처음으로 트레킹을 했습니다. 그 어느 해 겨울보다 비가 많이 내려서인지 파크는 녹색의 향연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비로 인해 모든 만물의 푸름이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싱그러운 나무와 꽃들, 들풀들이 어울려 한껏 자태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실로 오랜만에 정상에 올랐습니다. 천문대가 내려다보이는 정상은 날씨가 좋아서인지 사방이 다 눈에 들어왔습니다. 헐리우드 사인 판이 가깝게 다가오고, LA 다운타운이 한 눈에 내려다 보였습니다. 한인 타운, 멀리 산타모니카까지 눈에 들어왔습니다. 반대쪽으로는 글렌데일, 버뱅크, 밸리 그리고 동쪽으로 파사데나까지 보였습니다. 4년 전과 비교해 집, 건물들이 훨씬 많이 늘어난 것 같아 도시가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산에 오르니 감회가 새로웠습니다. LA시를 내려다보며, 하나님께서 이 도시에 평화 주시기를 기도했습니다.

 

  트레킹을 하면서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들을 보며 깨달은 점이 있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우리는 참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많은 사람이 하나님의 부름을 받았고, 형편이 어려워 LA를 떠난 사람, 또 교회를 떠난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나무들은 여전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어떻게 흐트러짐 없이 의연하게 자리를 지킬 수 있는지 궁금했습니다. 한 번 자리를 정하면 평생 그곳을 삶의 터전으로 삼고 절대 자리를 떠나지 않는 나무의 내공이 놀라웠습니다. 자리를 꿋꿋이 지키고 있는 나무를 보며 결심했습니다. 나도 어떤 상황이나 환경에도 흔들리거나 요동하지 말아야겠다, 예수님께 뿌리를 깊이 내리고 신앙의 자리를 지켜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말없이 교훈을 주는 나무로 인해 감사했습니다.

 

  수많은 꽃들, 들풀들이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을 연출하고 있었습니다. 아름답지 않은 꽃이 하나도 없을 정도였습니다. 유채꽃은 유채꽃대로, 엔셀리아는 엔셀리아대로, 이름 모를 보라색 꽃, 하얀색 꽃 등은 그들만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들풀조차도 자신만의 독특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토끼, 다람쥐들도 제철을 만난 듯 신나게 뛰어다녔습니다. 새들은 수풀 사이를 날아다니며 명랑하게 지저귀었습니다. 파크 전체가 온통 짙푸른 녹색이어서 눈이 시원했습니다. 아름다운 대자연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한껏 감사를 드렸습니다. 파크에 푸름이 가득한 것처럼 LA 땅에도 푸르고 푸른 예수 그리스도의 계절이 임하기를 소원합니다.